‘community’(공동체)를 쓸 때에도 머리글자가 대문자냐 소문자냐에 따라 뜻이 다르다. 소문자면 일반적인 뜻에 그치지만 대문자라면 유서 깊은 기구를 일컫는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는 내년에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열고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장기목표로 삼자고 합의했다. 중국 인민일보 영어판은 동아시아 정상회의도, 공동체도 모두 소문자로 표기했다. 아세안 각국의 표기는 갖가지다. 이런 모습이 아세안의 현실일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 모두 부정관사에, 소문자로 표기해오다 이번을 계기로 정상회의 표기만 정관사로 바꿨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수묵화와 같아 아직 메워지지 않은 여백이 많다.
지역주의를 키워내는 것은 경제다. 동아시아 경제통합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2002년 역내무역 비율은 52%. 유럽연합(EU)의 62%에는 못 미치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46%보다 높다. 동아시아 지역의 대미 무역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아시아의 아시아화(化)’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도 방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최근 방일한 미셀 리스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미국은 태평양 강국으로서 동아시아에 권익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이 지역 대화와 협력에서 배제되고 싶지 않다”고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은 이 회의가 장차 중국의 동아시아 지배 도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워싱턴에서 만난 미 정부 고위관리는 “중국은 동아시아의 지역주의를 장기적, 전략적인 측면에서 판단하고 있다. 노림수는 미국을 배제하고 일본을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주의 따위를 추구할 여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틀렸다.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주의에 등을 돌리면 일본은 스스로 아시아에서 고립된다”고 반론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출범이 대미 불신감 때문이란 점을 잊고 있다. 1997, 98년 아시아 경제위기 때 아세안 국가는 미국에 버림받았다고 느꼈다.
“그때 미국 친구에게 ‘왜 미국은 태국을 돕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미국은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더라”며 태국의 한 여성 경제학자는 목청을 높였다.
9·11테러도 결과적으로 아시아와 미국의 심리적 거리를 넓혔다. 아시아 국가는 미국의 관심이 오직 이슬람 과격파의 테러에 있다고 못미더워한다.
미국은 우선 아세안+1의 형식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새롭게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미국은 1993년 APEC를 정상회의로 격상할 때 ‘아시아 공동체’를 목적으로 하는 ‘비전 성명’을 작성했다. 그때 공동체 영문표기를 대문자 ‘C’로 표기하려 했다. 중국 대표는 “APEC는 유럽공동체(EC)와 다르다. 경제권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소문자 ‘c’로 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동아시아에서 미중 갈등은 아시아의 아시아화가 진행될수록 격해질 것이다. 일본은 미국 의존도와 중국 공포증을 극복하며 나름대로의 아시아 구상을 갖춰야 한다.
후나바시 요이치 일본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
[원문 전문]
アジアのアジア化
summit(サミット)と銘打つにしても、英語の冠詞をどちらにするか。不定冠詞(a)にするか、それとも定冠詞(the)にするか。不定冠詞なら、まあアイデアの段階だ。定冠詞になれば、確固とした地位を得たことになる。
community(共同体)を目指すにしても、その頭文字を小文字にするか、大文字にするか。小文字(c)ならある一つの機能にとどまる。大文字(C)となればそれは歴とした機構である。
ラオス・ビエンチャンで行われた10+3(ASEAN+日中韓)の首脳会議は、来年、東アジアサミットを開催し、東アジア共同体の建設を長期目標とすることで合意した。
サミットも共同体も、中国は新華社は小文字だが、人民日報は大文字だ(英語版)。ASEANは各国バラバラのようだ。この辺がASEAN流なのかもしれない。日本政府は、不定冠詞かつ小文字で表してきたが、今回の決定を受けて、サミットの方は定冠詞に切り替える。
もっともそのビジョンは墨絵のようなものである。埋められていない白地の部分が多い。
例えば、10+3首脳会議と東アジアサミットとの関係をどうするのか。10+3を「東亜峰会」(東アジアサミット)に改名すればよい、と中国の駐マレーシア大使は語っている。中国のホンネかもしれないが、そうと決まったわけではない。
地域主義を突き動かしているのは経済である。東アジアの経済統合は急速に進んでいる。02年の域内貿易比率は52%近い。EU(欧州連合)の62%には及ばないが、NAFTA(北米自由貿易協定)の46%を上回る。それに伴って地域の対米貿易依存度は低下している。アジアのアジア化が進んでいる。
米国も落ち着かなくなってきたようだ。このほど来日したミッチェル・リース国務省政策企画局長は「個人的見解」としつつ、「米国は西太平洋パワーとして東アジアに権益と利害を持っている。この地域の対話と協力から除外されたくない」と同サミットへの懸念を表明した。
米国は、サミットが将来、中国の東アジア支配の道具になるのではないかと心配している。
ワシントンで会った米政府高官は「中国は東アジアの地域主義を長期的、戦略的に位置づけている。その狙いは、米国を排除し、日本を孤立させることだ」と私に語った。「だから、日本はアジア主義などをかついでいる余裕はないはずだ」とダメを押す。「いや、日本が東アジアの地域主義に背を向ければ、日本は自らをアジアから孤立させることになる」と私は反論したが、彼は納得しない。
米国はこの地域の対米不信感が10+3の下敷きになったことを忘れている。97、98年のアジア経済危機の時、ASEANは米国に見捨てられたと感じた。「あの時、米国の友人に、なぜ米国はタイを助けなかったのかと聞くと、米国はタイとは国境を接していないからねと言われた」とタイの女性経済学者は感情を高ぶらせて語ったものだ。
9・11テロも結果的には、アジアと米国の心理的距離を広げることになった。米国はイスラム過激派のテロ以外は関心がないのかとアジアは訝(いぶか)った。
この地域一帯における米国の安全保障の面での不可欠な安定作用と日米同盟の重要性を十分に承知した上での話だ。東アジアの地域主義と日米同盟は共存共栄の関係を築くことができる。どちらか一方の選択ということではない。
もう一つ、米国に理解してもらいたいのは、地域主義を促すのは近隣諸国が共有する弱さともろさの感覚だということである。米国発のグローバリゼーションは往々にしてその感覚を刺激する。米国は、自らの強さをただ押し出すのではなく、相手の弱さともろさを肌で感じる感受性を取り戻して欲しい。
米国はまず、ASEAN+1の形で、ASEANとの関係を強化すべきだ。そして何よりも、APEC(アジア太平洋経済協力会議)の立て直しに力を注ぐべきだ。ここは日本も知恵を出し、手伝うべきところだ。
米国は93年、APECを首脳会議に格上げする際に「太平洋共同体」を目指す「ビジョン声明」を作成した。その「共同体」を大文字の頭文字(C)で表そうとした。それに対して、中国代表が反対した。APECはEC(欧州共同体)ではない。経済ブロックをつくるのはよくない。小文字のcにすべきだ……。
東アジアでの米中の葛藤(かっとう)は、アジアのアジア化が進めば進むほど激しさを増すだろう。
日本は、対米依存と対中恐怖を克服し、自らのアジア構想を持たなければならない。日本の使命と役割は格段に重くな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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