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정상땅 신사소유로…정부, 양도 거부하다 땅문서 전달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7시 46분


코멘트
일본 최고봉 후지 산(3776m) 정상 부근이 사유지로 바뀐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최근 후지 산 신앙을 받드는 신사인 ‘센겐(淺間)’신사 본사에 정상 부근의 땅 문서를 전달했다.

16세기 말엽 초대 쇼군(將軍)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후지 산 정상 부근을 신사에 기증했다. 그러나 천황 중심의 근대국가 건설 운동인 메이지(明治)유신 과정에서 이 땅은 반강제적으로 국유재산으로 흡수됐다. 1952년 정부는 신사 시설이 들어선 일부 땅은 신사 측에 양도했으나 나머지는 넘겨주지 않았다.

신사 측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기증 문서를 근거로 소유권 양도 소송을 제기, 1974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로부터 후지 산 8분 능선 위쪽의 토지 가운데 등산로와 기상관측소 부지를 제외한 총 385만m²의 소유권이 신사에 있다는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정상 부근이 시즈오카(靜岡) 현과 야마나시(山梨) 현 등 여러 지역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 토지 등기가 불가능하다는 핑계를 대며 양도를 거부해 왔다.

일본에는 후지 산을 신성시하는 ‘센겐신앙’이 전국 1300여 개 센겐신사를 중심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센겐신사 측은 사유지가 되었지만 후지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객을 상대로 별도의 입장료를 징수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