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배우 이연걸도 연락 두절"

  • 입력 2004년 12월 27일 15시 58분


"말레 공항의 활주로가 순식간에 바닷물에 잠겨버렸다."

동남아시아 강진 영향으로 해일이 남아시아의 섬나라 몰디브를 덮칠 당시 몰디브 수도 말레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이쓰카 게이코(飯塚惠子) 기자는 공항이 물에 잠기던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재해 발생으로 활주로가 폐쇄됐다"는 공항 안내방송이 나왔다. 몰디브에서 휴가를 보내고 귀국 길에 올랐던 이쓰카 기자는 영어 TV 방송을 보고서야 거대한 해일이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

그는 26일 아침 일찍 지진의 진동을 느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고 공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파도가 거칠고 배가 이상하게 많이 흔들렸다.

몰디브는 진앙에서 2500㎞나 떨어진 곳이지만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8m 밖에 안되는 나라. 해일은 한순간에 1200개의 섬으로 이뤄진 몰디브의 전 국토를 덮쳤다. 인구 30만명에 불과한 이 나라에서 수 천 명이 집을 잃었다는 보도가 나왔고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다.

이쓰카 기자가 전날 밤 묵었던 호텔에 전화를 걸자 여자 종업원이 흥분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바닷물이 맹렬한 기세로 높아져 어디까지 올라올지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어요. 물이 무릎까지 올라왔어요. 손님이 섬을 떠나고 불과 30분 뒤에 일어난 일이에요."

공항을 나와 해변을 둘러보니 배가 해안까지 밀려 올라와 있었다. 호텔 종업원인 라시드 하른(20)은 "해안에서 시내까지 눈깜짝할 사이에 바닷물이 밀려왔다"며 해일의 속도에 진저리를 쳤다.

휴대전화는 불통이 됐다. 공항의 관광객들이 공중전화로 몰렸지만 전화는 쉽게 걸리지 않았다.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데 뭐가 어떻게된 건지 상황을 알 수 없어 주민도, 관광객도 공포에 사로잡혔다.

몰디브 일대는 그동안에도 해면 상승으로 수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해일은 섬 주민들에게 지구 온난화의 공포를 실감나게 느끼게 했다.

한편, '소림사' '황비홍' '영웅' 등의 영화로 알려진 중국 배우 리롄제(李連杰)는 강진이 발생하던 당시 몰디브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으며 27일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몰디브에서의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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