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 前대만총통 일본방문 강행

  • 입력 2004년 12월 27일 18시 18분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이 중국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7일 가족 및 수행원들과 함께 나고야(名古屋) 공항에 도착해 1주일간의 일본 방문을 시작했다.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 일본에 입국한 리 전 총통은 나고야, 가나자와(金澤), 교토(京都) 등 유명 관광지를 돌면서 관광과 온천욕을 즐긴 뒤 내년 1월 2일 귀국할 예정이다.

도쿄신문은 리 전 총통에 이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도 내년 4월경 일본 종교단체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분열을 조장하는 핵심 인물’로 꼽고 있는 두 사람이 잇달아 일본 정부의 입국 허가를 받아 방문하게 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리 전 총통을 ‘대만 독립파의 두목’,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로 부르며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중국해 가스전 영유권 분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냉각된 중일 관계는 내년 초부터 더 꼬일 것이 확실시된다.

리 전 총통의 측근은 “내년 봄에 다시 한번 일본 방문을 희망한다”면서 “리 전 총통이 조용히 지내기로 한 것은 일본 정부가 비자를 내주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티베트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비자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리덩후이는 누구▼

▽1923년 타이베이 출생.

▽일본 식민지 시대 타이베이 고교 졸업 후 교토(京都)제국대 진학.

▽옛 일본군 포병부대 장교로 근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당시 육군 소위.

▽대만의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 “나는 20세까지 일본인이었다” 자처.

▽1978년 타이베이 시장, 1981년 대만 주석, 1984년 부총통 취임.

▽1988년 총통 취임. 1996년 총통 직선제에서 당선해 2000년까지 총통 재임.

▽퇴임 후 대만독립 겨냥해 ‘중화민국’ 국호 변경 등 신헌법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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