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끝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일 백악관으로 돌아오고 의회도 4일 개원함에 따라 미국은 본격적인 2005년 정국에 돌입했다.
20일 취임식과 함께 공식적인 집권 2기를 시작하는 부시 대통령 앞에는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난제와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가로놓여 있다.
뜻하지 않은 아시아 지진해일 참사로 비상상황을 맞아 순조롭지 않게 출발한 미국의 2005년 국내외 상황을 전망해 본다.
![]() |
▽국내=부시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지원과 협력을 당부하는 것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상당한 ‘정치적 자산’을 얻었고 다양한 국정 의제들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재선 대통령으로서 ‘역사의 기록’을 의식하며 집권 2기의 첫해를 운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을 전후해 당장 각료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한다. 공석 중인 국토안보장관과 국가정보국장 등 요직 인선도 마무리해야 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1월 말이나 2월 초에는 연두교서를 통해 국내외 정책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료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고 후속 고위 관료들에 대한 인사와 부처별 정책조율이 끝나려면 2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새로운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은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선거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했지만 사회보장 개혁, 대법원 판사를 포함한 사법부 인사 등을 부시 대통령의 뜻대로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장 공화당은 상원에서 민주당의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링)를 막아내고 표결을 할 수 있는 최소 의석인 60석에 5석이 부족하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 정책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50% 미만에 머무르고 있어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외=30일 총선을 실시하는 이라크 상황이 최대 관건이다. 총선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이라크가 안정 국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미국은 이라크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쪽 선거로 끝나거나 혼란과 폭력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미국은 이라크 문제 외에도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사후 중동평화 문제, 이라크전쟁으로 심화된 일부 유럽 동맹국들과의 관계 개선 등의 난제를 안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정책 결정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취임하고 후속 인사가 마무리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분간은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 6자회담에 응하지 않거나 회담이 열리더라도 진전이 없다면 북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거나 경제봉쇄 등 강경책이 대두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은 만큼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