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강타 9일째…지구촌 구호노력 한마음

  • 입력 2005년 1월 4일 18시 17분


《지진해일(쓰나미·津波)이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 9일째. 엄청난 재앙이어서 갖가지 뒷얘기도 많다. 혼란을 틈타 도망쳤던 죄수들이 제 발로 돌아와 복구 작업을 돕는가 하면 부모 잃은 아이들을 노리는 인신매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원조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현지에서는 좀도둑이 극성을 부리는 등 아직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쓰나미로 인한 혼란을 틈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태국 카오락 해변에선 경찰이나 구조대로 위장한 도둑들이 방치된 호텔의 비품과 여행객의 소지품을 훔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선 성폭행범들이 집을 잃은 생존자들을 노리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태국에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12세의 스웨덴 어린이가 유괴를 당했다.

인도네시아 아체 주에선 한 남녀가 고아가 된 5세 소년의 부모라고 속여 아이를 데려가려다 실패하는 등 인신매매로 우려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동 보호를 위한 국제기구들은 “과거의 재난 사례로 볼 때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노리는 성도착자들이나 인신 매매범들에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스웨덴, 노르웨이 정부는 빈집털이 범죄를 우려해 실종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쓰나미가 닥쳐 교도소 벽이 무너지자 탈옥한 스리랑카의 탈옥수 413명 가운데 82명이 제 발로 돌아와 재해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고 LA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탈옥수는 달아나면서도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냈고, 일부 수감자들은 탈옥에 앞서 익사 직전의 여성 교도관을 구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9일까지 돌아오는 이들에 대해서는 탈옥 사실을 불문에 부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방학을 마친 유럽의 초등학교들이 쓰나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방학 때 부모와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갔던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돌아오지 못해 빈 책상이 널려 있으며 많은 학생이 가족이나 친구, 친척들을 잃는 불행을 겪었기 때문.

일부 학교에선 개학 후 첫 수업 시간을 할애해 이번 참사의 실상을 있는 대로 전달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교사들은 특히 여행 중에 부모와 형제를 모두 잃고 고아가 돼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해진 학생들을 대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두 전직 대통령이 쓰나미 참사로 피해를 본 국가들에 대한 기부금 모금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전직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비정부기구 및 국제기구들의 구호 노력을 지원하도록 호소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두 전직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태국 대사관을 차례로 방문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미국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번 주 전국 연방 정부 청사에 쓰나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조기를 게양키로 했다.외신 종합 연합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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