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지구촌을 하나로”…구호자금 40억달러 육박

  • 입력 2005년 1월 6일 17시 48분


테러에 대비해 헬리콥터가 상공을 날고 수천 명의 군인이 북적대는 가운데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津波)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구호 정상회의’는 진지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재난 되풀이 방지 논의=각국 대표들은 논의에 앞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1분간의 묵념을 했다.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당장 10억 달러의 현금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구호자금이 실제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각국이 약속한 지원이 신속히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또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도양에도 태평양에 구축된 지진해일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다함께 힘을 모으면 다음 지진해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이달 말 고베(神戶)에서 열리는 유엔 재난회의에서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구조 및 구호활동을 위해 군대를 즉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논의 중인 동남아국가연합안보공동체(ASC)의 조속한 창설을 촉구했다.

▽경쟁적인 구호기금 약속=유엔의 지진해일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얀 에겔란트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현재 구호기금 약속액은 30억∼40억 달러에 이른다”며 “전례 없이 세계가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구호기금은 하루 만에 10억 달러가 불어났다.

일본이 5억 달러를 선언해 세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독일 6억8000만 달러, 호주 7억6500만 달러로 계속 최고액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도 구호기금 증액 발표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는 당초 6590만 달러에서 1억300만 달러로, 덴마크는 2160만 달러에서 7700만 달러로, 노르웨이는 1600만 달러에서 11배나 많은 1억8190만 달러로 각각 늘렸다. 국제기구들도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각각 5억 달러 이상, 국제통화기금(IMF)이 총 10억 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적극 동참했다.

한편 유엔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최대 50만 명의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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