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은 법정에서 이라크인 포로가 벌거벗은 채 무릎으로 엎드려 층층이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CBS 방송이 지난해 봄 공개해 미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문제의 사진이다.
그러나 주동자로 지목된 찰스 그레이너 상병(36)의 가이 워맥 변호사는 “치어리더들은 늘 하는 일”이라며 “치어리더들은 1년에 (포로들이 피라미드를 쌓은 횟수인) 6∼8번만 이러겠느냐”는 엉뚱한 논리를 폈다.
그는 또 “그레이너 상병은 입대 전 교도소 교관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활용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알몸의 수감자가 사슬에 묶인 채 끌려 다니는 사진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서도 워맥 변호사는 “엉망진창인 수용소를 통제하기 위해 유효한 방법”이라며 “그레이너 상병은 명령에 따라 무장세력에 대한 정보 확보라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라크에선 가혹하게 다뤄야 자백을 받아냈고, 이를 높게 평가하는 군 내부 분위기가 있었다는 말도 했다.
군 검찰은 “동료들은 한결같이 ‘그레이너 상병은 살려 달라는 포로들의 애원을 들으면서도 즐기면서 고문을 계속했다’고 진술한다”며 워맥 변호사의 변론을 반박했다. 장교 4명, 사병 6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는 재판에서 7명 이상이 ‘유죄 판단’을 내리면 유죄가 확정된다. 그레이너 상병은 기소된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최고 17년 6개월을 복역해야 한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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