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석유 보장받고 核포기”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41분


바이든 美상원
바이든 美상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왜 갑자기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을까.

카다피 원수가 조지프 바이든 미국 상원의원(민주)에게 설명한 핵무기 포기 진짜 이유는 이랬다.

“핵무기는 나에게 별 가치가 없다. 미국 석유회사를 리비아로 불러 석유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바이든 의원은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청문회에서 카다피와 나눈 대화를 이렇게 소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리비아에서의 석유 사업을 금지한 미국 정부의 해금조치가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프랑스는 90% 대 10%로 하자면서 95%를 가져가는데, 미국은 50% 대 50%로 하자고 하면 말대로 50%만 가져간다”고 말했다는 것.

바이든 의원은 “카다피는 내가 얘기해 본 사람 중 가장 솔직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카다피 원수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미국이 핵무기를 갖고 있어도 베트남이나 이라크에서 별 도움이 안된 것 아니냐. 설령 내가 핵무기를 손에 넣어 사용한들 미국이 나를 (먼저) 날려버리지 않겠느냐.”

핵무기의 효용 가치를 낮게 평가한 것이라고 바이든 의원은 소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카다피 원수 얘기가 나온 것은 라이스 내정자가 이란과 북한 핵문제 해법으로 리비아 모델을 꺼냈기 때문.

라이스 내정자는 “미국은 리비아에 대해 (핵을 포기하면) 관계가 나아질 수 있다는 정도만 얘기했는데, 리비아는 구체적인 거래를 보장받지 않은 채 핵 포기 결단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이에 바이든 의원이 “내가 카다피 원수에게 들은 말은 다르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반박한 것.

카다피 원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리비아의 석유 사업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 석유 메이저 회사들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했으며 그것이 미국과 리비아 간 이뤄진 구체적인 거래라는 것이 바이든 의원 증언의 핵심이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