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혁명’ 유셴코 체제 출범…우크라 3代 대통령 취임

  • 동아일보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36분



시민의 힘으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주역인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 당선자가 23일 정식 취임했다.
유셴코 신임 대통령은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7시) 수도 키예프의 의회(라다)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성(聖) 소피아 성당에서 정교회식 종교 의식을 치르고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모인 독립광장의 축하행사에 참석했다. 임기는 5년.
▽여전한 국제적 관심=취임식 일정은 갑작스레 결정됐다. 대선 재투표에서 패배한 구여권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여전히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어 하루빨리 정국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 것.
취임식에는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 6개국 정상을 포함해 40여 개국의 고위급 축하사절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 내정자의 인준 지연으로 콜린 파월 전 장관이, 유셴코 대통령의 집권을 방해했던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이 참석했다. 당초 축하사절로 결정됐던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화해 의사를 보였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22일 유셴코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해외 순방부터 나선다=유셴코 대통령은 시민혁명의 흥분과 집권의 기쁨을 누릴 사이도 없이 취임 다음 날부터 빡빡한 일정으로 해외 순방길에 오른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인과 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정상 외교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취임 다음 날인 24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자신을 ‘친서방 성향’이라고 보고 있는 러시아의 불신을 씻어내고 관계 회복을 위해서다. 우크라이나는 인구의 20%가 러시아계고 에너지 공급을 절대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25일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를 방문해 선거 기간에 서방 측이 자신을 지지해 준 데 대해 사의를 전하고 유럽연합(EU) 가입 의사를 다시 밝힐 계획. 26, 27일에는 폴란드에서 열리는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유럽 각국 정상들과 첫 인사를 나눈다. 28일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 참석해 경제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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