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0월 23일 당시 한국 외무부 동북아2과장과 주한 호주대사관의 고긴 1등 서기관 간의 면담록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외교부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스퍼 씨라는 외교소식통을 통해 호주 측에 메시지를 전달했고 호주 측은 이를 한국 측에 전했다.
고긴 서기관은 “중국 측 메시지는 ‘한국이 궁극적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는 조건으로만 (한중) 상호간 비공식적 회담이 시작될 수 있고, 상호관계가 수립될 시에는 한국이 대만에 연락대표부를 두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북아2과장은 “호주가 중국과 수교 교섭할 때 중국 측의 입장이 어떠했는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고, 고긴 서기관은 “중국은 수교 교섭에서 대만 문제만을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한중 수교는 이로부터 18년 뒤인 1992년에야 이뤄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