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내정자는 이날 저녁 미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했으며 27일 장관 직무를 시작한다. 이로써 라이스 장관은 흑연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무장관이 됐다.
상원 전체회의의 투표 결과는 찬성 85표, 반대 13표였다.
그러나 인준 표결을 앞두고 25일 열린 찬반 토론은 9시간 동안 치열하게 이어졌다.
“의회와 국민을 속였고 실패한 이라크전쟁의 설계자가 국무장관이 되면 안 된다”는 민주당과 “국무장관이 되기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췄다”는 논리의 대결이었다.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매사추세츠)은 “라이스 내정자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전쟁의 논리를 개발하고 정당화한 국가안보팀의 핵심 멤버였다”며 “그가 거짓 이유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인준 반대 논리를 폈다.
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미시간)도 “라이스 내정자는 이라크전 정보 실패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정보를 과장 왜곡했다”고 가세했다.
반면 공화당 척 헤이글 의원(네브래스카)은 “그는 항상 솔직하고 정직했다”면서 지식, 성실성, 경험, 그리고 대통령의 신임 면에서 국무장관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옹호했다.
민주당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캘리포니아)도 라이스 내정자의 성장 배경을 비롯해 25년간의 대학과 공직 경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 88세로 8선인 민주당 로버트 버드 의원(웨스트버지니아)은 “라이스 내정자에 대한 인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위헌적인 선제공격 독트린과 일방주의, 동맹국에 대한 무시를 승인하는 격”이라는 논리로 인준 반대를 주장했다.
이날 인준 토론은 4년 전 콜린 파월 국무장관 내정자를 초당적으로 지지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투표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민주당 의원들도 라이스 내정자의 인준 통과를 의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실패에 대한 비판의 기회로 삼았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파인스타인 의원 외에도 조 리버맨 의원(코네티컷)이 “미국이 테러리즘에 맞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는 이유로 인준 찬성 발언을 했다.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으로 인준 반대 의사를 밝힌 존 케리 의원과 비판적 찬성 의사를 밝힌 조 바이든 의원은 이날 토론에 나서지 않았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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