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머리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일 때 시야 범위 내의 물체들은 상대적으로 위치가 변한다. 즉 가까운 물체가 멀리 있는 물체에 비해 위치 변화가 더 커진다. 동물이 나무 뒤에 멀리 떨어져 있는 포식자를 바라보는 예를 들어보자. 머리를 움직이면 포식자보다 나무의 위치가 크게 변하므로 포식자가 나무보다 더 멀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스라엘공대 알프레드 브루크슈타인 박사팀은 사마귀나 비둘기의 머리 움직임을 모방한 시각장치를 연구개발한 결과를 네덜란드에서 발행되는 로봇 관련 국제전문지 ‘오토노머스 로봇’ 1월호에 발표했다.
사마귀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사물을 응시함으로써 거리를 파악하는 반면, 비둘기는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거리를 알아챈다.
연구팀은 사마귀와 비둘기의 머리 움직임을 분석해 이들의 시각적 변화에 알맞은 수학적 모델을 각각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사마귀 머리처럼 작동하는 ‘사마귀 머리 카메라’와 비둘기 머리처럼 움직이는 ‘비둘기 머리 카메라’를 만들었다.
브루크슈타인 박사는 “동물의 시각을 모방하는 이 같은 연구는 지능적 로봇의 시각을 구현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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