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서울이 놀란 그림보다 비싼 사진

  • 입력 2005년 1월 31일 18시 04분


토마스 스트루스작 '도쿄국립미술관'(179x277·2004)
토마스 스트루스작 '도쿄국립미술관'(179x277·2004)
그림보다 비싼 사진작품들이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2∼25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와 토마스 스트루스’ 전은 현대 사진미학의 양대 정점에 서 있는 독일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총 11점이 나오는 이번 전시작들은 모두 비매품으로 점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대형 작품들. 두 작가 모두 많아야 10개 정도의 에디션을 찍어낸 데다 나오는 즉시 세계 주요 미술관들이 구입해 소장했기 때문에 지금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안드레아스 거스키(50)는 경기장과 증권거래소, 슈퍼마켓, 명품 진열장, 관광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 현대인들의 부(富)와 소비에 대한 욕망을 사실주의 혹은 낭만주의적 시선으로 포착했다. ‘복싱 경기장’과 ‘홍콩 증권거래소’ ‘99센트 Ⅱ’ ‘프라다 Ⅲ’는 현대사회의 단면들을 풍성한 색감과 세밀하면서도 스펙터클한 파노라마 형식으로 담아냈다.

토마스 스트루스(51)는 독일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로부터 회화를, 베른트 베커로부터 사진을 배운 뒤 1980년대 거리와 도시풍경, 열대우림, 초상 사진작품들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열대우림을 찍은 대표작 ‘파라다이스’ 시리즈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는 관객들을 찍은 ‘도쿄 국립미술관’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들라크루아의 회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감상하는 관람객들과 그림이 어우러진 모습을 찍은 이 사진은 빛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색채와 명암의 대조가 돋보인다. 이 밖에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대성당 내부를 찍은 작품에서는 관람객들이 미처 보지 못한 천장이나 구석까지 세밀하게 포착한 솜씨가 탄성을 자아낸다. 관람료 3000원. 02-734-6111∼3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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