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CSA가 방송국에 영어 프로그램 제목을 프랑스어로 바꿔 붙이라고 명령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CSA의 이 같은 조치는 “영어 제목이 늘어나는 것은 영어가 우월하고, 프랑스어권 문화는 구식이라는 생각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신문은 전했다.
시정 명령을 받은 프로그램은 ‘라 스타 아카데미(La Star Academy)’ ‘라 히트 머신(La Hit Machine)’ ‘팝 스타스(Pop Stars)’ 등. 프랑스어로 쓸 수 있는 제목을 구태여 영어로 붙였다는 지적이다.
CSA는 방송국들에 프랑스어 제목을 붙이든지 영어와 프랑스어를 병기하든지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CSA는 ‘르 프라임 뒤 삼디 수아(le prime du samedi soir·토요일 저녁 프라임타임쇼)’처럼 영어와 프랑스어가 기묘하게 합성된 제목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1994년 방송 프로그램, 직장 내 업무, 상품과 광고에서 외국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해 써야 한다는 법률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법 때문에 청소년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 장애가 된다는 반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