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을 태운 군용기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아르빌 공항에 착륙했다. 정 장관은 장병들에게 “우리 앞에는 평화와 통일이라는 제3의 도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여러분이 이라크에서 흘린 땀과 노력으로 이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자이툰을 위하여”라고 장병들과 함께 외치며 격려했으며 황의돈(黃義敦) 부대장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쿠웨이트 알 살렘 공군기지를 방문, 한국군 58항공단 다이만 부대원들과 조찬을 함께하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정 장관의 방문은 지난해 11월 3일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 12월 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12월 21일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방문에 이어 네 번째다. 정 장관 일행은 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정 장관의 외교적 발언과 행보를 둘러싸고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북한이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면 6자회담 당사국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라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APEC 초청을 시사했다.
그러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주례 내외신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의 참여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된 것이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외교부 내부에서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보다 김 위원장의 방한 여부가 주요 관심사가 되는 것은 본말의 전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외교부 실무진과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정 장관의 자이툰부대 방문도 두 부처 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외교부의 한 간부는 “자이툰부대가 국무위원이나 정치인의 관광 코스처럼 돼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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