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대가리’라 조롱마세요

멍청해 보인다고 ‘새대가리(birdbrain)’라고 부르지 말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대의 에릭 저비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인 ‘조류 뇌 명칭 컨소시엄’은 1일 새의 뇌가 포유류의 뇌와 매우 비슷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저비스 교수는 이날 신경학 저널 ‘네이처 리뷰스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새들은 일부 포유동물보다 더 복잡한 인식 능력을 갖고 있다”며 “새대가리는 이제 칭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새는 뇌라고 보기 어려운 신경세포의 집합체가 뇌 기능과 행동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100년 전 비교신경해부학의 창시자인 독일의 루트비히 에딩거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

그러나 저비스 교수는 새의 뇌는 원시적인 구조가 아니며, 도구를 사용하고 노래를 부르는 데다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며 수를 셀 수 있는 능력까지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심지어 거짓말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새들의 행동 양태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다”며 “신경학계에서 새들의 학습과 사회화 과정을 연구하는 주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