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유창한 英語가 재산”…세계기업 콜센터 러시

  • 입력 2005년 2월 2일 17시 48분


케냐에서 태어나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본 일이 없는 수잔 미나 씨는 유창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혀를 굴리면 미국식 발음도 쉽게 흉내 낸다. 덕분에 대학 졸업 후 케냐의 첫 번째 국제 콜센터인 ‘켄콜’에 취직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일 케냐의 콜센터 열풍을 전하며 “아시아의 아웃소싱 투자를 지켜본 아프리카가 최근 공격적으로 아웃소싱 대열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아웃소싱 전문 컨설팅 회사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콜센터 일자리 600만 개 가운데 5만4000여 개가 아프리카에 있다. 아직 규모로는 적지만 성장 잠재력은 최대라는 평가다.

아프리카 국가의 콜센터는 영어권 국가들도 깜짝 놀랄 만큼 발음이 좋다. 미국의 델 컴퓨터와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는 인도에 콜센터를 설립했다가 형편없는 영어 발음 때문에 2003년 다시 미국 본토로 옮긴 적이 있다.

아프리카는 시간대도 유럽과 똑같아 유럽 고객이 많다. 모로코, 세네갈, 튀니지 등 프랑스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도 많다.

더구나 임금도 낮다. 대학 졸업자들은 연봉 4500달러(약 460만 원)에 만족한다.

데이터모니터의 분석가 피터 라이언 씨는 “아시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포화상태여서 임금과 부동산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아프리카의 콜센터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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