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증후군’…프랑스 건너간 日여성들 사회문화적 충격

  • 입력 2005년 2월 3일 18시 00분


프랑스 일본인 사회에 ‘파리 증후군’이 번지고 있다.

‘파리 증후군’은 패션과 예술 분야를 공부하거나 취업하려는 꿈을 안고 파리에 왔다가 현실이 너무나 달라 생기는 망상, 환각, 환청, 자율신경 실조 등 각종 정신장애를 일컫는 말. 파리에 20년째 거주하는 일본인 정신과 의사 오타 히로아키(太田博昭) 씨가 명명했다. 이 증후군은 보통 파리 도착 반년 이내에 사회문화적 충격 때문에 생긴다.

어학연수를 위해 파리로 간 한 20대 여성의 사례는 상징적이다. 그는 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한 택시가 안 나온 데다 말이 안 통해 전화도 못한 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다음 날 어학원에 첫 등교하다 길을 잃어 반 편성을 위한 어학시험에 1시간 지각했다. 영화관에서는 일본 영화를 보며 펑펑 울다 프랑스 꼬마들의 구경거리가 됐다.

이런 일이 거듭되다 ‘외출공포’에 빠졌고 결국 관광은 엄두도 못낸 채 학교와 집만 오가다 조기 귀국하고 말았다.

목표는 뚜렷하나 돈이 없으면 파리 증후군에 쉽게 걸린다. 언어 장벽과 지역사회의 무관심에서 오는 고립감도 크게 작용한다. 현지인들과 접촉이 적은 전업주부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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