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이란-시리아에 테러지원 중단 강력 경고

  • 입력 2005년 2월 3일 18시 17분


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을 폭넓게 다뤘다. 부시 대통령은 53분의 연설 중 이라크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고무된 듯 자신감을 내보였다.

▽외교정책=취임사에서 밝힌 민주주의 확산과 폭정 종식이란 목표를 재강조하는 것을 기조로 삼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구상은 제시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취임연설보다 강경한 표현이 줄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 취임연설 후 세계 각국에서 나온 우려를 불식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의외로 시리아에 대해 가장 강경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모든 테러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주요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면서 핵무기 개발 포기를 촉구했다. 이란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이 추구하는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란 국민에게는 “자유를 위해 일어서면 미국은 여러분의 편이 될 것”이라고 선동했다. 하지만 첨예한 관심사항인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 동맹국과 협의를 거친 해결을 강조했다.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유럽 동맹국들을 배려한 대목이다.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에 대해서도 간단하지만 민주개혁을 촉구했다. 이는 미국에 우호적인 독재국가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가장 길게 언급한 이라크에 대해서는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시대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계속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말로 동맹국과의 협력을 다짐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철군 일정을 정하지 않겠다면서 이라크가 민주적이며 평화롭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미군 주둔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국내정책=21세기를 위한 사회보장 연금제도 개혁을 가장 중요한 국내정책으로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2018년 사회보장 연금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2042년에는 연금제도가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개인 은퇴계좌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발을 의식해 보다 효과적인 개혁 방법을 찾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결혼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헌법 개정을 지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밖에 미국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송제도의 개혁,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법 제정, 시대에 뒤떨어진 이민정책 개혁 등을 의회에 촉구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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