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시청료납부 거부 확산에 당혹

  • 입력 2005년 2월 4일 13시 51분


일본 공영방송 NHK가 잇단 직원 비리에 책임을 지고 회장 등 경영진이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료 납부 거부 흐름이 멈추지 않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병원에 TV를 설치해주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자들의 연합체인 'TV 시스템 운영협회'는 이달부터 시청료 납부 대행 업무를 중지한다고 3일 NHK에 통고했다.

36개사 회원사를 가진 이 협회는 TV 25만대분의 시청료로 연간 40억엔(약 400억원)을 NHK에 납부해왔다고 밝혔다. 협회는 병원 운영자를 대신해 TV 임대료중 일부를 시청료로 내왔다.

협회는 그동안 "환자들은 가정에서 시청료를 내고 있는 만큼 병실내 TV에도 시청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부담"이라고 주장하며 시청료 면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NHK 직원 비리에 분노한 시청자들의 납부 거부 사태가 이어지자 전격적으로 납부 중지를 선언한 것이다.

추후 협상을 통해 시청료 할인 등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 시청료 납부 거부로 2005년도 예산안을 축소하는 등 곤란을 겪고 있는 NHK측은 납부 거부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NHK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61)신임 회장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1월 말 현재 시청료 거부 건수는 39만7000여건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월 두 달 동안에만 28만4000여건이 폭증한 것이다.

한편 아사히신문이 정치권 외압으로 종군위안부 관련 프로그램 내용이 변경된 것을 폭로한 것과 관련, 그는 "방송 전에 정치인에게 프로그램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통상 업무의 일부였다'고 강변해온 이전 NHK 경영진과는 다른 태도를 취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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