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세자 재혼]‘몰래한 사랑’ 35년만에 결실

  • 입력 2005년 2월 11일 00시 21분


찰스 영국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가 10일 오는 4월 8일에 결혼한다고 발표한뒤 윈저성의 그랜드 리셉션 룸에 도착하고 있다[AP]
찰스 영국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가 10일 오는 4월 8일에 결혼한다고 발표한뒤 윈저성의 그랜드 리셉션 룸에 도착하고 있다[AP]
‘35년 만에 이룬 세기의 사랑일까.’

4월 8일 결혼할 예정인 영국 찰스 왕세자(56)와 연인 카밀라 파커볼스 씨(58)의 러브스토리는 파란만장했다. 두 사람은 숨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찰스 왕세자와 결혼 생활을 할 때도 관계를 지속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두 왕자를 둔 이혼남 찰스 왕세자와 두 아이를 둔 이혼녀 카밀라 씨의 인연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1970년 폴로 경기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찰스 왕세자는 21세, 카밀라 씨는 23세였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듬해 찰스 왕세자는 해군에 입대했고 카밀라 씨는 기병대 장교였던 앤드루 파커볼스 씨와 결혼했다. 파커볼스라는 성은 전남편을 따른 것이다. 결혼 전 이름은 카밀라 샌드.

그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1975년 아들 톰을, 4년 뒤엔 딸 로라를 낳았다. 찰스 왕세자도 1981년 11세 연하의 다이애나 프랜시스 스펜서와 결혼해 이듬해 윌리엄 왕자, 3년 뒤 해리 왕자를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과거를 잊지 못하고 남몰래 연인으로 남아 서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찰스 왕세자에게 다이애나와 결혼하라고 강력히 권고한 것도 카밀라 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삼각관계는 결국 파탄을 낳았다. 1995년 카밀라 씨가 이혼했으며 이듬해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파경을 맞았다. 언론에 ‘삼각관계’가 보도된 뒤 카밀라 씨는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이후 찰스 왕세자는 공식 석상에 카밀라 씨와 함께 나타나기도 했지만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결혼의 꿈은 다시 미뤄졌다. 찰스 왕세자는 여론이 잠잠해지자 지난해 카밀라 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왕세자 생활비 목록에 카밀라 씨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올려 결혼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결혼 후 카밀라 씨에게는 ‘콘월 공작부인’이라는 직함이 주어진다.

두 사람의 결혼은 카밀라 씨가 이혼녀이고 그의 전남편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 종교적 논란도 예상된다.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수장을 맡게 되는 영국국교회(성공회)는 수장은 최고의 도덕성을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결합에 반대해 왔다.

국민 여론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찬성 32%, 반대 29%, 신경 쓰지 않는다 38%, 의견 없다 1%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혼 발표 직후 스카이뉴스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반대하고 30%만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 英 찰스 왕세자, 오랜 연인 카밀라 재혼… 어떻게 생각? (POLL)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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