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총장 女性비하발언은 편견 부추겨”

  • 입력 2005년 2월 14일 18시 23분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
미국의 3개 명문대 총장들이 공동기고문을 통해 “여성은 선천적으로 과학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의 발언을 공개 비판해 화제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프린스턴대, 스탠퍼드대 총장은 13일 보스턴 글로브지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선천적 차이가 중요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는 오랜 통념을 되살아나게 하고,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세 총장은 이어 “미국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실정”이라며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재능과 균형감각을 일깨워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에 대해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은 공공연한 성차별만큼이나 해롭다”면서 1966년부터 2001년 사이에 미국의 기계공학 여성박사는 0.3%에서 16.9%로, 생물 및 농업분야는 12%에서 43.5%로 증가했다는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머스 총장은 “나도 그들과 신념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을 뿐 구체적인 논평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서머스 총장이 여러 차례나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세 대학의 총장들이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한 데 대해 “하버드대 총장의 실언을 자기 대학을 홍보하고 더 많은 여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기회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들은 “우리 3개 대학은 특출한 선천적 능력을 갖고 있는 여성뿐 아니라 창조력, 결단력, 독창력을 갖고 있는 많은 여성들의 요람”이라고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서머스 총장은 지난해 7월 하버드대 여름학기 개강 연설 중에도 “1970년대 서울은 100만 명에 가까운 미성년자가 윤락녀였다”는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대변인을 통해 사과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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