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요구 시위=벌목업자들은 최근 아마존 강 유역을 지나는 주요 도로와 공항을 점거했다. 이들은 버스를 불태우는 것은 물론이고 아마존 강을 화학물질로 오염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대토지 소유자들과 곡물 생산업자들은 지난해에도 도로점거 시위를 벌여 아마존 북부에 인디오 보호지역을 만들지 못하게 했다. 농민들이 농지 배분을 요구하며 수시로 농장을 침입할 정도로 실정법이 무력화된 상태다.
벌목업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유혈극이 벌어질 것”이라고 정부를 협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8년 전부터 아마존 지역의 불법 벌목을 감시해 온 미국인 여성 선교사 도로시 스탱 씨(73)가 지난주 브라질 법정에서 불법 벌목 행위에 대한 증언을 마친 직후 괴한들의 총격에 피살됐다.
벌목 외에도 아마존 지역 땅의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도 간단치 않다.
파라 주의 노보 프로그레소 시 주변 지역은 정부 소유이지만 벌목업자들은 이를 불법으로 점유한 뒤 임의로 땅을 매매하고 목재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공공토지가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브라질 정부는 치안확보 차원에서 벌목업자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면서 “벌목을 재 허용한 것은 현재 목재 생산이 극도의 정체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취한 임시 조치일 뿐”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의 반발=환경단체들은 브라질 정부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로 아마존 보호 의지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남아메리카 9개국에 걸쳐 흐르는 아마존 강 유역 중 브라질에 속하는 지역의 면적은 414만km². 브라질 영토의 절반(48%)에 이른다.
지구 산소의 4분의 1을 공급한다는 아마존의 벌목이 가속화되면 지구 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환경론자들이 브라질 정부의 결정에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벌목 허용이 한시적임을 강조하기 위해 이달 중 아마존 지역의 공공 토지가 사적으로 점유 또는 사용되거나 매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재원과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불법 벌목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벌목 허용은 불법 벌목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으며, 아마존 지역에 건기가 찾아오는 6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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