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리 전 총리 일행은 이날 베이루트의 해안을 달리던 중 폭탄 공격을 받았다. 함께 가던 사미르 알 지스르 전 교육장관과 바셀 플레이한 전 경제장관 등 9명도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하리리 전 총리는 전후 레바논 재건을 진두지휘해 왔으나 지난해 10월 친(親)시리아 성향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과의 의견 충돌 끝에 사임했다. 그 후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 철수를 요구하는 야당진영에 가세했다.
레바논은 1975∼1990년 내전 기간에는 폭발 사건이 잦았지만 내전이 끝난 1990년대부터 폭발 사건은 거의 사라졌다. 이번 폭발은 하리리 전 총리 사임 이후 정부와 야당 간 대립이 극도로 격화된 가운데 일어난 것이어서 정치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세력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리리 전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포브스지(誌)는 2003년 하리리 전 총리를 38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부자’ 대열에 올렸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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