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게임중독 日소년 선생님 살해…日열도 술렁

  • 입력 2005년 2월 15일 17시 51분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10대 소년이 모교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흉기난동을 부려 일본 열도가 술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폭력 게임에 몰두한 나머지 현실 세계와 게임 속의 가상공간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3시경 오사카(大阪) 부 네야가와(寢屋川) 시의 시립 중앙소학교에 17세 소년이 칼을 들고 침입해 교직원실에서 교사 3명을 마구 찔렀다. 이로 인해 52세의 남자교사가 숨지고 여교사(57)와 영양사(45)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소년은 범행 후에 피가 묻은 흉기를 든 채 교직원실 창가에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태연히 담배를 피우다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소년은 초등학교 때부터 가정용 게임기에 빠져 지냈으며 중학교에 진학한 뒤 결석 횟수가 늘어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친구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이 집안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으로 소일했다는 것.

초등학교 시절에도 모든 관심이 컴퓨터 게임에만 쏠려 자신의 꿈은 게임 디자이너나 게임 전문지의 편집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동급생들은 전했다.

이 소년은 경찰조사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지메를 당했을 때 담임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담임교사는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2001년 6월 오사카의 한 소학교에 외부인이 침입해 학생 8명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하는 등 학교 내 범죄가 잇따라 학교 안전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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