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라는 이니셜에 경매 물건값이 치솟았다. 고(故)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대한 끝없는 향수에 미국 전체가 놀랐다. 뉴욕 맨해튼 소더비 경매장에서 사흘 일정으로 15일 시작된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의 일상용품 경매에서 웬만한 물품은 예상 가격의 20배, 일부 품목은 70배에 팔려 나갔다.
가장 관심을 끈 물품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즐겨 썼던 흔들의자를 포함해 매사추세츠 주 하이어니스 포트에 있는 그의 여름별장에서 나온 살림살이 600여 점. 이 밖에 맨해튼 등 네 곳의 사저에서 사용했던 물품 100여 점도 경매대에 올랐다.
이번 경매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가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로부터 받은 약혼반지가 250만 달러에 팔리는 등 총 3450만 달러에 이른 1996년의 ‘케네디 세일’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았다. 하지만 미국인의 ‘케네디 사랑’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소더비 측은 전시장 전체를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가 살던 집처럼 재현해 놓았다. 첫날의 ‘케네디 열기’에 대해 소더비의 차핀 카슨 수석부사장은 “우리도 무척 놀랐다”면서 “미국인들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을 희망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시대로 회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0달러로 예상됐던 설탕 담는 그릇이 7200달러, 200달러로 평가됐던 바구니 세트는 1560달러에 팔려 나갔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씨는 안내 카탈로그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물품은 모두 존 F 케네디 도서관에 보냈고 나와 나의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것만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번 경매 수익금 일부는 존 F 케네디 도서관과 다른 자선단체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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