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모빌 인터넷피아’…도시전역 가로등에 안테나

  • 입력 2005년 2월 18일 18시 10분


트럭 운전사들이 도시로 진입하면서 무선인터넷으로 컨테이너 야적장의 빈 곳을 찾아내 곧바로 짐을 부린다. 경찰은 순찰차를 타고 사건 현장으로 움직이면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사건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다….

인구 150만 명의 미국 도시 필라델피아가 ‘무선 인터넷 도시’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공원과 거리 등 야외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것.

존 스트리트 필라델피아 시장은 17일 1년 반 동안 가로등을 따라 4000여 개의 안테나를 설치해 언제, 어느 곳에서도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필라델피아는 미국 대도시로는 처음으로 시 전역에 무선인터넷을 서비스하는 도시가 된다. 현재 미국에선 캔자스 주 세인트프랜시스 등 50개 지방도시가 무선인터넷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진행 중이다.

계획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시는 앞으로 노트북PC와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등만 있으면 도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는 옥외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실내에선 별도의 기구를 구입해야 한다.

스트리트 시장은 “기업 등의 기부를 받아 초기 설치비용 100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며 “지난 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고속도로였다면 지금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시는 무선인터넷 이용료를 유선인터넷 서비스에 비해 훨씬 싼 월 15∼25달러(약 1만5600∼2만6000원)를 받을 계획. 소상인에게는 이의 절반 값에, 저소득층 지역은 기업 및 비영리재단의 지원을 받아 더 싼값에 서비스할 방침이다.

필라델피아 시는 인구 150여만 명이 서울 면적의 60% 선인 350km²에 흩어져 살고 있어 “유선인터넷 망보다는 무선인터넷 망을 설치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라이즌이나 콤캐스트 등 기업들은 자신들의 고객을 빼앗아간다며 반발하고 있다.

캔자스, 오하이오, 텍사스, 인디애나, 아이오와, 오리건 주 등에서는 일반 기업을 제치고 시정부가 직접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10여 개 주는 이미 이런 제한조치를 도입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도 ‘시정부는 지역 전화회사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무의 우선권을 주라’는 법을 두고 있지만 필라델피아 시만은 예외로 하고 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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