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들이 매일 섭취한 음식물의 종류와 양,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등 운동 내용을 회사 컴퓨터에 입력하면 2주에 15달러, 1년에 390달러를 현금으로 준다. 금연 강좌를 듣거나 당뇨나 천식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근로자에게도 현금으로 보상한다.
심지어 음악이나 미술을 배우고 자동차를 세차하거나 건전한 신용상태만 유지해도 점수를 주고, 일정한 점수가 모이면 다양한 선물을 준다.
미국에선 이처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흡연자를 아예 고용하지 않는 기업은 부지기수로 많다. 일부 기업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흡연 여부를 조사한다. 트럭 제조회사인 내비스타 인터내셔널은 흡연자에게 50달러의 추가 의료보험료를 물린다.
기업들이 지나칠 정도로 근로자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기업이 부담하는 의료보험료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흡연과 비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각각 44만 명과 40만 명이나 된다. 음주로 인한 사망자도 8만5000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막대한 보험료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 이후 임금은 평균 12.3% 올랐지만 의료보험료 부담은 무려 59%나 늘어났을 정도.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적절한 식사 관리와 충분한 운동으로 근로자의 건강이 좋아지면 그만큼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건강관리가 지나쳐 근로자의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방식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발도 있다. 미시간 주에 있는 웨이코사에서는 최근 7명의 직원이 니코틴 검사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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