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는 최고집행책임자(COO)에 아시아 시장을 담당해 온 시가 도시유키(志賀俊之·51) 상무를 임명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곤 사장이 5월부터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함에 따라 시가 상무가 닛산의 일상적인 경영을 전담할 전망이다.
▽효과 확인된 곤 사장의 카리스마 경영=1999년 ‘용병 CEO’로 닛산 경영을 맡은 곤 사장은 강력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로 빈사 상태에 허덕이던 닛산을 초우량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1999년 6843억 엔(약 6조8430억 원)의 엄청난 적자를 낸 회사가 다음 해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2002년 이후엔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곤 사장은 향후 거취와 관련해 “닛산에 40%, 르노 본사에 40%의 시간을 쓰고 나머지 20%는 미국과 아시아 등 세계시장을 둘러보는 데 할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 내부에서는 르노 계열사 중 닛산만 호조를 보일 뿐 다른 지역에서는 고전하고 있어 곤 사장이 르노 본거지인 프랑스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장 교체는 시기상조’=시가 상무는 기획파트에서 곤 사장을 보좌한 ‘오른팔’과 같은 인물. 2002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영업을 맡은 뒤 높은 실적을 올려 곤 사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시가 상무는 COO 승진에 이어 6월엔 대표이사로 취임해 곤 사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된다. 곤 사장은 “단순한 예스맨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야심을 갖고 있어 닛산의 성장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치켜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가 상무가 곤 사장의 ‘분신’과 같은 인물이지만 경영권 승계가 가까운 장래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곤 사장도 “지금은 후계자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말해 새 COO의 수완을 지켜본 뒤 판단할 뜻임을 내비쳤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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