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를 구출하라”…해수면 점점 높아져 인공장벽 필요

  • 입력 2005년 2월 23일 17시 41분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 앞바다의 산호초 문제를 연구하는 코릴라 연구소의 제인 모스토 연구원은 수상택시에서 내려 자기 집으로 들어설 때마다 착잡해진다. 베네치아를 둘러싼 해수면이 점점 올라가면서 어느덧 집 앞에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바닷물의 염분으로 베네치아의 궁전에선 급격한 부식이 진행되고 있으며 수상가옥들의 벽이 녹아내리고 있다.

언젠가는 베네치아가 바다에 잠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치아 구출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2일 전했다.

‘모세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구상은 이집트를 탈출하던 모세가 홍해를 갈랐던 것처럼 하이테크 장벽을 세워 바닷물의 급속한 유입을 막는 것.

이를 위해 78개의 거대한 개폐식 수중 갑문이 아드리아 해에 만들어진다. 공기유압식 조절장치를 이용해 큰 파도가 밀려올 때 거대한 장벽이 바다 위로 솟구쳐 올라오게 하는 것. 장벽 한 개당 무게는 300t, 총 공사비용은 45억 달러(약 4조51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1996년 거대한 파도의 유입으로 피해를 겪었던 베네치아엔 이제 당시와 같은 높은 파도가 1년에도 몇 차례씩 몰려온다. 베네치아 앞바다의 산호초가 붕괴되면서 자연적인 파도조절장치가 파괴됐기 때문.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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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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