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각계 인사 및 독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국에 정말 유대감을 느낀다”며 “내가 자란 아칸소 주와 어머니, 가족, 미국민과 인류에 대한 사랑의 표현인 ‘마이 라이프’가 한국에서도 읽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이 책이 나온 후 뉴욕에서 처음 사인회를 열었을 때 한국과 중동 등 아시아의 교환학생들이 몰려들었다”며 “나는 어려움에 둘러싸여 있는 청년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환갑을 맞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심장수술을 받은 탓인지 살이 빠져 보였지만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나는 석 달 전에도 만났으며 모두 열 번은 만났다. 나와 그가 재임하던 시절 한미동맹 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했다. 나도 회고록을 썼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세계사의 엄중한 증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위대한 시대정신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가진 것은 인류의 축복이다. 그가 1년만 더 재임했더라면 북핵 위기는 완전히 종결됐을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포부와 실천이 담긴 자서전을 읽으면서 여러 번 감동의 순간을 맛봤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끝난 후 ‘마이 라이프’를 든 100여 명의 참석자에게 일일이 서명해 줬다. 그는 25일 오후 1∼3시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 문화이벤트홀에서도 저자 사인회를 가진 뒤 이날 출국할 예정이다.
유엔 쓰나미(지진해일) 재건 대사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지진해일 피해 지역을 돌아본 후 홍콩과 베이징(北京)을 거쳐 서울에 왔다.
물푸레출판사 측은 “출판기념회와 저자 사인회 수익금 전액을 지진해일 구호자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된 ‘마이 라이프’는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200만 부가 팔렸으며 국내에서는 11만 부가 팔렸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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