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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속 독자 노선 러시=남미의 좌파는 나라마다 다른 경제 모델과 노선을 추구하고 있어 일률적으로 좌파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남미의 주요 국가들은 전통적인 좌파 노선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실용주의적 정책을 도입해 ‘서민들의 빵’을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좌파 정권이라고 해서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무조건 반대하는 반(反)세계화 정책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는 게 남미 좌파의 특징이라는 것.
실제로 청년 시절 과격 사회주의자로 유명했던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특히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좌파 중에서도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로 평가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세계 각국을 방문해 브라질에 투자를 유도하는 세일즈 외교를 펼쳤고 최근엔 서비스 분야의 세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과의 투자 및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지도자들과 활발한 접촉을 하고 있다.
새로 좌파 지도자군에 합류한 우루과이의 바스케스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협력해 외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혀 온건한 경제 정책을 예고했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아르헨티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 좌파로 분류된다.
▽맹주를 향하여=남미의 좌파 ‘기수’를 놓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벌이는 신경전도 주목거리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좌파 세력 모임인 세계사회포럼에서 참가자들로부터 열띤 환영을 받았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사회주의 정통 노선을 포기한 대가로 ‘배신자’라는 야유를 받아야 했다. 좌파 진영의 다양화 속에서도 아직까지는 차베스 대통령의 주가가 더 높아 보인다.
이처럼 남미에서 잇따라 좌파 정권이 등장한 데에는 1990년대 보수 정권들이 시도한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접목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신자유주의는 결국 보수 세력의 기반인 기득권층으로 하여금 편법적인 부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국민들의 ‘균등 배분’ 요구와 함께 좌파 정부의 탄생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중남미의 좌파정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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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당 GNP | 주요 종교 |
브라질 |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 3054달러 | 가톨릭(92%) |
아르헨티나 |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 | 3452달러 | 가톨릭(95%) |
칠레 |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 | 4740달러 | 가톨릭(85%) |
베네수엘라 | 우고 차베스 대통령 | 3457달러 | 가톨릭(96%) |
쿠바 |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 | 2672달러 | 가톨릭(85%) |
우루과이 |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 | 3294달러 | 가톨릭(66%) |
1인당 GNP와 종교는 2003년 말 기준. 자료:한국수출입은행 |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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