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중국 VS 美日, 대만문제 힘겨루기

  • 입력 2005년 3월 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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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최근 안보협의회를 열고 대만 문제와 중국 군사력 증강 문제를 처음 공개적으로 양국 공동 전략목표에 포함시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1, 2년 내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판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명확히 하는 조문을 삽입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양국은 필요시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전략개념과 기획을 구체화할 것이다.

공동성명은 미국의 동아시아태평양 전략과 일본의 방위대강 조정 과정 중에 나온 중대 사안이다. 이는 중국이 입법을 추진해 온 반국가분열법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3가지 원인 때문이다.

첫째, 대만은 지난해 초부터 12월 총선에서 민진당이 패배할 때까지 국민투표 실시와 정명(正名)운동 등 법률적 독립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도 전례 없이 강경해졌다. 미국과 일본의 군사개입 가능성도 전례 없이 심각하고 구체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 정책은 대만 당국의 급진적 독립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말과 비교하면 대만해협의 긴장 수준은 현격히 높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일본으로서는 대만해협 충돌에 대비한 전략적 기획이 더욱 필요해졌다.

둘째, 중국과 미국 간의 중장기적인 ‘구조적 모순’이 과거에 비해 심해지고 있다. 최근 중미 관계가 비교적 양호한 것은 사실이다. 양국 모두 대만의 법률적 독립에 반대하고 있고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중시하고 있다. 중대한 국제안전 문제도 상호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잠재적 모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속적인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동아시아와 전 세계적 영향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군사 현대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쟁에 따른 이슬람 세계의 광범한 반미주의, 도덕적 권위의 급락, 대외정책에 대한 국내여론 분열, 유럽과의 반목, 중국의 급격한 부상 등으로 세계적으로 우월적인 지위가 현저히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전략적·군사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고, 일본은 미국이 더욱 기댈 수밖에 없는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

셋째, 최근 몇 년간 중일 세력구조의 변화와 양 국민 간 적대감 증가로 일본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강경화, 민족주의화, 전략화, 군사화되는 추세를 띠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부 국민은 ‘신속하게 강대해지는 적대 중국’이 대만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며 대만과 중국 간의 이합(離合)이 일본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대만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친일감정을 갖고 있고 일본의 친대만 정서도 최근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미국 포함)에서 경제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가장 소원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원해지고 있는 것은 일본과 대만뿐이다. 중국의 부상과 대만에 대한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의 상호 접근은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은 일본과 대만의 2개 수단으로 중국에 대비해 어부지리를 보려 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또 미일의 대중(對中) 방어정책에 적절히 대처하려면 특히 대일관계에 대한 총체적 계획을 새로 수립해 꾸준히 균형 있게 처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스인훙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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