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감정 확산=2002년 이후 파키스탄과 터키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전을 주도한 영국에서는 2002년 75%였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지난해 58%로 줄어들었고 반감은 16%에서 34%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프랑스에서도 이 기간 중 호감은 63%에서 37%로 줄고 반감은 34%에서 62%로 늘어나 유럽국가에서의 전반적인 반미감정 확산 현상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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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반미감정이 강한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파키스탄에서만 호감이 늘었을 뿐 거의 모든 나라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졌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해서는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 사이의 인식에 심각한 격차가 드러났다. 미국인의 78%가 ‘미국은 다른 나라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응답했지만, 다른 나라 국민의 경우 같은 응답이 최저 14%(프랑스)에서 최고 36%(영국)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 강대국이 된 미국이 국제안보와 빈부격차 같은 세계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인식=미국인들은 67%가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감소를 위한 진실한 노력이라고 응답했고 25%는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프랑스(61%) 독일(65%) 터키(64%) 파키스탄(58%)에서는 절반이 넘는 국민이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감소를 위한 진실한 노력이 아니라고 응답해 미국인들과 심각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이 경우 ‘테러와의 전쟁’의 진짜 동기는 중동석유에 대한 통제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도 ‘세계 지배’와 ‘비우호적인 이슬람 정부에 대한 공격’ 및 ‘이스라엘 보호’가 테러와의 전쟁의 동기라고 믿는 외국인이 많아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많은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나마 미국인과 미국적 가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던 외국인의 인식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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