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이상 아름답지 않다” 反美 확산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12분


《전 세계적인 반미감정의 확산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비롯한 미국의 외교정책이 심각한 불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Pew)리서치센터는 3일 2002년부터 3년 동안 50개국의 국민 7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쳐 실시한 면접조사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반미감정 확산=2002년 이후 파키스탄과 터키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전을 주도한 영국에서는 2002년 75%였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지난해 58%로 줄어들었고 반감은 16%에서 34%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프랑스에서도 이 기간 중 호감은 63%에서 37%로 줄고 반감은 34%에서 62%로 늘어나 유럽국가에서의 전반적인 반미감정 확산 현상을 반영했다.

전통적으로 반미감정이 강한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파키스탄에서만 호감이 늘었을 뿐 거의 모든 나라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졌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해서는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 사이의 인식에 심각한 격차가 드러났다. 미국인의 78%가 ‘미국은 다른 나라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응답했지만, 다른 나라 국민의 경우 같은 응답이 최저 14%(프랑스)에서 최고 36%(영국)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 강대국이 된 미국이 국제안보와 빈부격차 같은 세계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인식=미국인들은 67%가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감소를 위한 진실한 노력이라고 응답했고 25%는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프랑스(61%) 독일(65%) 터키(64%) 파키스탄(58%)에서는 절반이 넘는 국민이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감소를 위한 진실한 노력이 아니라고 응답해 미국인들과 심각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이 경우 ‘테러와의 전쟁’의 진짜 동기는 중동석유에 대한 통제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도 ‘세계 지배’와 ‘비우호적인 이슬람 정부에 대한 공격’ 및 ‘이스라엘 보호’가 테러와의 전쟁의 동기라고 믿는 외국인이 많아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많은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나마 미국인과 미국적 가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던 외국인의 인식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