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수신호와 불빛으로 정지신호를 보냈으나 차량이 바리케이드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그레나 씨는 6일 “불빛도, 신호도 없었고 차는 정상속도였다”고 반박했다.
미군이 고의로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일 마니페스토가 좌파 신문이고, 줄곧 미국의 대이라크전을 비판해 왔기 때문에 ‘오인 사격’을 가장해 공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은 인질 석방 협상을 원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협상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양국 정부는 일단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스그레나 씨의 주장은 이탈리아인들의 반미감정에 불을 붙였다.
게다가 동행하던 이탈리아 정보요원 니콜라 칼리파리 씨가 사망하면서 이날 이탈리아 TV들이 잇달아 특별 애도방송을 내보내는 등 반미 분위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그레나 씨가 “칼리파리 씨는 내 위에 엎드려 나를 보호하다 내 몸 위에서 숨졌다”고 말하자 칼리파리 씨를 영웅으로 추대하는 분위기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내의 강력한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이라크에 3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로마=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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