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핵실험 증거 찾아냈다”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02분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에 소형 핵무기 폭발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으며, 이는 독일이 당시 핵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독일 역사학자 라이너 카를슈 씨는 14일 발간된 저서 ‘히틀러의 폭탄’에서 “나치 과학자들이 베를린 근처에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원자로를 가동했으며, 독일 튀링겐 주 동남부의 오르드루프와 발트해에서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나치는 핵개발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게 그동안의 평가였다. 독일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조사하기 위해 1945년 미군과 함께 독일에 도착한 미 조사단은 독일 담당자들을 심문한 뒤 독일이 핵무기 개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카를슈 씨는 옛 소련군 정보보고서와 연합군 측의 보관문서, 전쟁 생존자들의 증언을 분석해 “히틀러의 폭탄은 일본에 투하된 미국 원자폭탄보다 소규모 전술 핵무기였지만 2차대전 종전 직전 몇 차례 성공적인 실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1945년 3월 3일 나치의 강제수용소가 있던 오르드루프에서 실시된 마지막 핵실험에서 반경 500m 지역이 파괴됐고, 전쟁포로와 강제수용소 수감자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지역 토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 137과 코발트 60이 검출됐으며, 이는 핵실험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책은 독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의심스러운 눈길도 없지 않다.

나치의 핵실험에 대한 책을 저술했던 물리학자 미카엘 샤프 씨는 “카를슈는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라며 “독일에는 원자폭탄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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