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내분 심화…80만 反시리아 시위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02분


레바논의 반(反)시리아 세력과 친(親)시리아 세력 간의 세(勢) 과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1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순교자 광장에서는 레바논 야당의 주도로 시민 80여만 명이 모여 대규모 반시리아 시위를 벌였다.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피살 한 달을 기념해 모인 이날 시위대 규모는 레바논 역사상 최대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레바논 전국에서 모인 시위대에는 이슬람 수니파, 이슬람 드루즈파, 기독교도는 물론 이슬람 시아파도 대거 참여했으며 이들은 “시리아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시위 인파는 낮 12시 55분 하리리 전 총리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8일 열린 친시리아 시위에 ‘맞불’ 성격이 강했다. 뉴욕타임스는 “레바논 야당이 반시리아 시위를 대규모로 조직했다”고 분석했다. 레바논 최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8일 같은 장소에서 주민 50여만 명을 동원해 대규모 친시리아 시위를 벌이자 반시리아 세력들도 세 과시에 나섰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 레바논 정부가 15일 이후 시위 금지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에 망명 중인 미셸 아운 전 레바논 총리는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월로 예정된 총선 이전에 레바논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아운 전 총리는 기독교계열 지도자로 프랑스에서 ‘자유애국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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