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군사훈련 ‘기싸움’

  • 입력 2005년 3월 16일 17시 54분


중국과 대만 간의 반국가분열법(반분열법)을 둘러싼 대립이 양측의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대만의 대응=대만은 올해 실시할 연례 최대 군사훈련 ‘한광(漢光)-21호 연습’을 반분열법에 대한 군사적 대응 훈련으로 전환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16일 보도했다.

리제(李傑) 대만 국방부장은 “반분열법엔 군사적 행동에 들어가기 전 단계의 조치로 경제봉쇄, 선전전, (전략시설 공격을 통한 대만 국토) 마비전, 전쟁지도부에 대한 참수(斬首) 등 비전통적 공격 방식까지 포함돼 있다”며 “올해 50여 개 항목의 각종 훈련을 통해 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광 연습은 이번 주 컴퓨터 시뮬레이션 워게임 훈련을 시작으로 4월부터 실병력 동원훈련에 들어가 약 8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컴퓨터 워게임 훈련.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군사대표단 100여 명이 대만 해협 충돌에 대비해 올해 처음 공개적으로 이 훈련에 참가한다. 지난해 미군이 참가했지만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했다.

특히 일본 군사대표단의 참가는 지난달 미일 양국이 대만 해협을 ‘공동 전략목표’로 설정한 것을 계기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대만군 관계자는 “다음 달 대만 중서부 장화(彰化) 공업지대에서 실시될 실병력 훈련은 중국군 상륙에 대비한 시가전 연습이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맞춤식 훈련’=홍콩 언론들은 15일 중국이 다음 달부터 양안전쟁 발발에 대비해 동중국해에서 대대적인 해상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중국의 북해함대가 이미 동중국해의 제공·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한 해·공군 합동훈련에 돌입했다”면서 “동해함대와 남해함대도 곧 대규모 해상훈련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北京)의 한 군사소식통은 “올해 중국군은 반분열법 제정 이후 대만 해협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실제상황을 상정한 ‘맞춤식 훈련’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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