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자도 "독도는 한국 땅" 논리 제기

  • 입력 2005년 3월 17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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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도쿄신문은 2개면에 걸친 독도 관련 특집 기사에서 '한국 주장에도 일리 있다'는 일본 학자 말을 일본측 논리와 나란히 게재해 주목을 끌었다. 한국측 논거를 외면해온 일본 언론계 풍토에서는 희귀한, 중립적 보도였다. 독도가 오키(隱岐)섬에서 160㎞, 울릉도에서는 90㎞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 지도를 곁들인 것 또한 이례적이었다.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76) 시마네대 명예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7세기 중반까지 바쿠후(幕府)가 도해(渡海)허가를 내주는 등 실효지배해왔다는 게 일본 정부 주장이나 매우 조잡한 설명에 그쳐 (일본의) 고유영토론은 근거가 희박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은 1696년 울릉도 도해를 금지했는데 이는 독도 영유 의사를 부정함을 뜻한다는 것. 일본 정부는 '독도 도해는 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울릉도 도해금지로 독도에 가는 사람도 없어졌다는 것.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당시에는 독도가 조선의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1876년 민간인이 울릉도 개발을 신청한 데 대해 다음해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을 통해 "울릉도와 기타 한 개 섬(독도 지칭)은 본국과는 관계없다"며 각하한 사실을 지적했다. 결국 일본은 독도에 대해 영토가 아니라고 말한 적은 두 번 있지만 영유 의사를 주장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나이토 명예교수는 또 시마네현 편입 고시보다 5년 앞서 대한제국이 1900년 칙령을 통해 울릉도와 부속 석도(石島:독도)를 영토로 선언, 이미 독도의 영유국이 정해졌다는 점도 확실히 언급했다.

한편 교토(京都)대 호리 가즈오(堀和生)교수도 1987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독도를 일본에 편입시킨 것은 일본이 조선 각지에서 저지른 주권 침해나 침략과 같은 성질의 찬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그는 "영토문제를 처리하는 수단은 국제법이지만 이를 관계국이 납득하도록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분쟁에 대한 사실 인식 자체에 공통기반이 있어야한다"고 자신의 독도 문제 연구 배경을 밝혔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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