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 미국도 눈치보는 두 나라…중국-인도

  • 입력 2005년 3월 17일 18시 31분


▼“中, 경제-군사 곧 세계2위”▼

“2020년에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과 군사력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다.”(미 CIA 보고서) “미국이 중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넘겨줄지도 모른다.”(테드 피시맨·언론인)

최근 중국의 경제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미국 내에서 ‘중국 위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16일 미국 지구정책연구소(EPI)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소비 대국으로 떠올랐다고 밝히면서 위기의식은 더욱 고조되기 시작했다.

급증하는 대중 무역적자도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1620억 달러에 달해 2003년보다 30.6%가 증가했다.

레스터 브라운 EPI 소장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와 세계경제의 중국 의존도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분석한 책 ‘중국 주식회사(China, Inc.)’를 펴낸 테드 피시맨 씨도 16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GDP는 20년마다 두 배로 증가했다”며 “미국은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싸구려 물품만 팔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중국의 성장은 미국의 지식·혁신산업 부문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짝퉁 상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문제 제기와 저가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인도에 원전기술 이전▼

미국 정부가 인도에 잇따라 ‘우호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교역량(217억 달러)이 전년에 비해 20%가량 증가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활발히 교류하고 있으나 정치 쪽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과거 냉전 시대에 인도가 소련 편이었고, 인도의 최대 라이벌인 파키스탄이 현재 미국의 대(對)테러전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태도를 바꾸고 있다. 외신들은 16일 “인도를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민간용 원전기술을 팔 수 있다고 제안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의 제안은 인도가 이란과 추진 중인 천연가스관 매설사업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인도로서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인도는 만성적 에너지 부족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원전 기술 제공을 원했으나 미국은 핵 확산을 우려해 이를 거부해 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인도를 향해 “우리의 관계는 성숙하며 어떤 문제든 자유롭고 솔직하게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4월에는 노먼 미네타 교통부장관이 양국 항공기시장 자유화 협정을 맺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다. 조시 W 부시 대통령도 올 하반기에 인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인도를 통해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부루킹스연구소의 남아시아 전문가 스테판 코헨은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21일자)에서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전통적인 세력균형 방식을 통해 중국과 이란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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