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년만의 방문이었는데 중국 미술시장의 성장은 놀라웠다. 베이징(北京)의 한 현대미술 전문가는 “베이징과 톈진(天津) 지역의 컬렉터만도 50만 명에 이르러 작가가 부족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한국 미술시장과 대조적이다.
중국 미술시장은 애호가의 폭증과 그림가격, 공급물량 등 모든 면에서 입체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한 해 동안의 그림 시장 규모는 △화랑을 통한 거래 △아트페어를 포함한 작가 직거래 △관광객들의 소규모 거래 등을 합한다면 한화로 약 3조∼4조 원이라고 한다. 연간 1500억 원 정도인 우리나라의 20여 배인 셈이다. 경매도 활발해 전국 30여 개 경매장의 거래 총액이 2004년 한 해만 약 8700억 원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2004년 경매 총액은 118억 원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술품과 우표, 화폐 등을 포함해 중국 내에 개설된 인터넷 거래 관련 사이트가 25만 개에 이른다는 점이다. 미술 관계자들은 중국의 인터넷 거래는 2분 만에 새로운 소장품이 등록되고, 1분마다 2인 이상이 경쟁하며, 2분마다 1점이 낙찰된다고 전했다. 폭발적 미술품 거래가 오프라인에만 그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이미 옮겨갔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미술시장 급성장의 가장 큰 요인은 미술품의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점. 연평균 투자이익이 증권 15%, 부동산 21%인 반면 미술품은 30%라는 것. 이 같은 수익률은 홍콩 소더비 사가 전년도에 비해 28%포인트의 거래 증가를 보이고 있다(차이나 아트 닷컴)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해되기도 한다.
중국 미술시장은 중국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다양하다. 그만큼 질이 보장된 물량들이 풍부하다. 또 우리보다는 못살아도 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의 질은 더 높다. 컬렉터가 6800만 명에 이르고 미술 관련 잡지와 신문이 100여 종, 미술품 컬렉션 관련 서적 500여 종이 발간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너무나도 변해 버린 중국 미술시장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여유와 문화의식의 진수를 실감했다.
최 병 식 경희대 교수·미술평론가 cji846484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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