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00명까지 감원 계획=BBC는 앞으로 3년간 보도 뉴미디어 등 제작부서에서 20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BC는 이미 이달 초 인사 재무 등 비제작부서 인원 1730명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감원 총규모는 전체 인력의 19%인 3780명이다.
AP통신은 BBC가 자회사 2개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어 2300명이 추가로 감원될 수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BBC는 2008년까지 3억5500만 파운드(약 68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감원 규모에 BBC 노조는 “BBC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고 경악하면서 “방송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발했다.
▽“수신료 받을 가치 있는 방송 만들자”=BBC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5월 마크 톰슨 사장이 취임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톰슨 사장은 BBC로 옮겨오기 전 민영방송 ‘채널4’의 최고경영자 시절 “BBC가 국민의 돈으로 목욕을 하고 있다”며 BBC의 방만한 경영을 강하게 비판한 인물.
BBC는 수십 개의 채널을 운영하며 연간 28억 파운드(약 5조3650억 원)에 이르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거대조직. 그럼에도 2003년의 경우 2억4900만 파운드(약 477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방만한 운영을 지적 받아 왔다.
지난해에는 80여 년간 BBC가 독점해 온 수신료를 경쟁 방송사들에도 분할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또 2일 영국 정부가 발표한 BBC 개혁안이 수신료 독점징수를 10년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비판이 제기됐다.
“수신료를 받을 가치가 있는 방송을 만들자”는 소신을 가진 톰슨 사장이 외부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