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3∼19세기 독도를 자국 영토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영토 밖의 섬으로 표시해 왔음을 보여주는 고(古)지도집이 공개됐다.
연세대 김우준(金佑俊) 동서문제연구원 교수는 휴 코타지 전 주일 영국대사가 수집해 제작한 ‘일본 고지도집(Isles of Gold: Antique maps of Japan)’을 22일 공개했다.
13∼19세기 유럽인과 일본인이 제작한 지도 90여 장이 수록돼 있는 이 지도집은 1983년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東京)에서 동시 출간됐었다.
이 지도집에 실린 1291년 작 ‘대일본국도’와 1305년 작 ‘일본변계도’에는 쓰시마(對馬) 섬만 표시돼 있을 뿐 독도는 빠져 있다.
다른 지도에도 대부분 독도가 표시돼 있지 않으며, 간혹 독도가 표시돼 있는 경우에도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일본 본토와는 다른 색이 칠해져 있었다.
또 17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전도에는 지형과 지명이 매우 상세히 적혀 있지만 독도는 빠져 있다.
1980년부터 4년간 일본 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코타지 씨는 1960년대 중반부터 일본 고지도를 수집했다.
김 교수는 “이 지도집은 한일 양국의 영토 문제에 대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제3국인이 수집 제작했다는 측면에서 신뢰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일본이 수백 년간 독도를 자기 땅이 아니라고 인정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1990년대 초반 일본 메이지대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고지도들만 골라 지도집을 만들었지만 거기에 실린 지도들은 대부분 1905년을 전후해 일본이 의도를 갖고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1990년대 초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던 기간에 이 지도집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