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가 된 16세소년은 히틀러의 꿈을 숭배했다

  • 입력 2005년 3월 23일 18시 34분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동거녀를 살해한 직후 모교로 들이닥친 16세 소년 제프 와이즈 군(사진)은 “제발 그만둬”라고 절규하는 동료 학생들의 등 뒤로 총을 겨눴다. 깔깔대기도 했고 무언가 계속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리고는 자기 머리에 총을 겨눴다.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한 교내 참사였다.

무엇이 이 소년을 극한으로 내몰았던 것일까. 21일 오후 3시경 미국 미네소타 주 레드레이크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연일 그 배경 분석에 분주하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와이즈 군이 평소 내성적인 성격에 아돌프 히틀러를 숭배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아버지는 4년 전 자살했고 어머니는 그 뒤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었다는 등의 불행한 가족사도 밝혀졌다.

그러나 와이즈 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이는 없었다고 한 주민은 전했다. 내성적이던 그는 학교에서도 늘 혼자였다. 최근엔 수업 태도 불량을 이유로 “당분간 집에서 학업을 하라”는 정학 조치를 당했다.

고립된 와이즈 군은 온라인에서 찾은 히틀러 숭배 사이트을 통해 신나치(neo-Nazi) 집단에 친밀감을 느끼게 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죽음의 천사(Todesengel)’라는 독일어 ID로 이 사이트에 자주 접속했다.

“나는 히틀러와 그의 이상, 그리고 더 큰 나라들을 장악하겠다는 그의 용기를 늘 존경해 온 것 같다.”(2004년 3월)

“누군가가 히틀러 생일(4월 20일)에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평소 내가 국가사회주의자임을 공언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경찰의 용의선상에 올라 있는 것 같다.”(2004년 4월)

지난 한 해 동안 와이즈 군은 34개의 메시지를 사이트에 남겼다. 누군가와 간절히 대화를 원했던 것인가.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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