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 대행은 “6월 26일 새로운 정부 수립을 위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며 “나도 출마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임시정부는 이날 경찰력을 수도 비슈케크에 투입해 치안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밤마다 일어나던 혼란이 수그러들었다.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경찰을 도와 질서회복에 나섰다.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기 위해 비슈케크로 몰려든다는 소식에 임시정부가 한때 긴장하기도 했으나 보안 당국자들이 주동자들을 설득해 자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아카예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망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아카예프 전 대통령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키르기스스탄의 ‘레몬혁명’에 자극 받아 옛 소련권에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25일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는 1000여 명의 시민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34명이 체포됐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3번째 연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강행하는 등 1994년부터 철권통치를 계속하고 있다.
옛 소련의 위성국이던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이날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몽골은 1992년 공산당 지배에서 벗어난 뒤 비교적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 정권의 부정부패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몽골은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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