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 지역 마을 및 교차로 등에 설치된 2300여 개의 도로표지판에서 영어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아일랜드어(게일어)와 영어가 함께 표기돼 왔다.
또 영어로 된 일부 지명들도 더 이상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게 됐으며 지역 내 정부 문서와 지도에서도 영어가 완전히 사라진다.
앞서 서남부 딩글 반도에서는 수주일 전에 영어로 된 표지판들이 시범적으로 철거됐다.
주민들은 당분간 이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혼란을 줄까 우려하지만, 대체로 새 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아일랜드어 주창자들은 전통적인 게일어 지명이 지역의 역사를 더 잘 보여주고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1922년 아일랜드가 영국의 지배에서 독립한 뒤 사라져가는 게일어를 되살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아일랜드 역대 정부는 학교에서 게일어 교육을 의무화하고 게일어를 모르면 취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민족어 장려정책을 펴 왔다.
정부는 앞으로도 게일어 교육에 해마다 5억 유로(약 6630억 원)를 할당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게일어가 아일랜드 국어로 확실히 자리 잡자면 아직도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약 400만 인구 중 게일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은 5만5000명에 불과하고, 조사결과 인구의 40%가 게일어를 잘한다고 응답하고 있지만 유창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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