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윈린(陳雲林) 중국 공산당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지난달 30일 밤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두보(杜甫)의 옛 시 ‘봄밤의 반가운 비(춘야희우·春夜喜雨)’를 읊었다.
분단 5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장빙쿤(江丙坤) 부주석 등 국민당 대표단에 극진한 연회를 베푼 자리에서였다. 그는 “오늘 밤 첫 봄비가 온다고 하는데 봄은 희망을 파종(播種)하는 계절인 만큼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거두자”며 축배를 들었다.
중국 공산당은 만찬 후 오후 11시 반까지 이어진 회담에서 국민당에 풍성한 선물을 안겼다. 1949년 분단 이후 첫 국공(國共)회담에서 대만 기업에 대한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 12개항의 양안 경제무역 교류협력 방안에 합의해 대만 측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었다. 일각에서는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이 5, 6월경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국공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양측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국공(國共) 12개 항 합의▼
①직항전세기의 명절 운항
②양안 농업 협력 강화
③대만 농산품의 중국 판매 확대
④중국 어민의 대만 수출 허용
⑤금융 운수 의료서비스 협력
⑥대만 기업의 중국 투자보호협정
⑦양안 농촌 지방 간 교류 촉진
⑧양안 언론사 상주기자 파견
⑨대만 유학생 학비 인하
⑩중국 관광객의 대만 여행 허용
⑪대만 관광객의 중국 여행 편의 제공
⑫양안 범죄 공동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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