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혁명한 거 맞아?”… 부정부패 여전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32분


“누구를 위한 혁명이었나?”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을 내쫓은 키르기스스탄의 시민혁명이 변질돼 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 시위를 주도한 혁명세력은 정작 뒷전으로 밀리고 기성 정치세력이 여전히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로 망명한 아카예프 전 대통령을 대신해 실세로 떠오른 정치 지도자는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 대행과 펠릭스 쿨로프 전 내무장관. 이들은 아카예프 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야당을 이끌었지만 권력을 잡은 뒤 친인척을 요직에 앉히는 등 행태는 과거 정권과 다를 바 없다.

빈곤한 남부와 수도 비슈케크를 중심으로 한 북부 사이의 지역 대립과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크계의 민족 간 갈등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남부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바키예프 대행은 사법부와 손을 잡았고, 쿨로프 전 장관은 북부 지역과 의회를 지지 세력으로 삼고 있다.

두 사람이 6월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팽팽한 대결을 펼칠 경우 키르기스스탄은 통합보다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일 우려가 있다.

개혁을 추구하는 젊은층과 기업인, 지식인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누르베크 투르두콜로프 교통통신부 차관은 “(나 말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며 직접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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