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수출 단지인 광둥 성과 푸젠(福建) 성에는 약 200만 명의 숙련된 노동력이 부족하다. 이곳에서 승용차로 10시간 떨어진 후난(湖南) 성의 직업훈련학교에 학생을 ‘모시러’ 가는 기업체 관계자들의 구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0일 “인구 대국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쓸 만한 인재가 없다”=중국은 1979년 이후 ‘1가구 1자녀’ 산아정책을 폈다. 5년 후 15∼19세 인구는 지금보다 17% 낮아진다. 경제발전은 꾸준하게 이뤄지는데 산업현장에 투입될 노동력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
낮은 수준의 노동력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14일 “중국 문화혁명(1966∼76년) 당시 ‘자본주의는 악’이라고 배운 장년층은 새로운 지식을 취득할 기회가 적었으며 관리자로서의 위기관리 능력도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엄격한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유교적 전통 때문에 중국 노동자들은 단순 암기와 서류작업에 능하고 창의력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중국에 투자한 해외 기업들은 ‘제대로 된 인재가 없다’고 불평한다.
▽저물가 시대의 끝=양질의 인력 확보가 쉽지 않자 중국 기업들은 점점 임금을 높이기 시작했다. 특히 고숙련 기술자들에게는 매년 두 자릿수대의 임금 인상을 배려하고 있다.
중국 남동지역의 한 신발 공장. 이곳의 평균 임금은 베트남보다 약 30% 높고 인도네시아보다 15%가량 높다.
이 같은 인건비 상승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IHT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곧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저가 제품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지자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기업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가 노동력’이라는 중국 최대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
미국의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업체 휴잇 어소시에이츠의 빈센트 고티어 컨설턴트는 중국에 투자하려는 고객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싼 인건비를 노리고 중국에 투자하시나요? 그렇다면 다시 생각하는 게 낫습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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